20대의 낭만을 찾아서-여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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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은평기쁨의집
작성일 19-07-08 14:17
조회 3,15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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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8시, 여수로 떠나는 날 들뜬 표정과 상기된 얼굴에서 아이들의 설렘을 읽을 수 있었다.
"여행가니까 어때?"라는 질문에 미리(가명)가 "회사 안가서 좋아요"라고 대답하자 여기저기서 “나도~” 우리 모두 큰 웃음을 지으며 출발했다 오랜만에 가보는 기차여행에 설레어 하며 옆에 앉은 친구와 이야기도 나누며 가는 동안 바깥에 펼쳐진 녹음들이 너무 예뻐 눈이 다 시원해졌다.
어느새 도착한 여수의 맑은 하늘에 서울과는 다른 공기에 숨쉬기도 좋은 느낌이었다.
오동도로 가는 길에 펼쳐진 푸른바다, 뭉게구름이 가득한 하늘이 멋져 탄성이 절로 나왔다.
오동도에 도착하여 산책하며 사진도 찍고, 전망대도 올라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모호한 멋진 풍경을 구경했다. 곳곳에 사진이 잘 나올만한 장소가 많아 서로를 찍어주며 한동안 시간을 보냈다.
여수의 풍경에 빠져 있다가 보니 너무 배고파 함께 간장게장을 먹으러 갔는데 먹어본 적이 없는 음식이라 걱정했지만 부드럽고, 너무 맛있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해상케이블카를 타러 갔는데 고소공포증이 있는 친구들은 잠시 망설이기도 했지만
타고 나서는 너무 경치가 멋있다며 즐거워했다. 잘 웃지 않는 미소(가명)도 웃으며 너무 좋다고 말하는 모습에
'그래... 아이들의 이런 웃음이 저절로 지어지게 하기 위해서 우리가 여기에 온거지.
생각이 들며 뿌듯함이 절로 생겼다.
멀지 않은 곳에 현(가명)이가 가보고 싶다던 고소동 천사벽화마을로 가면서 인터넷에서 찾아봤다는
유명한 간식들(바게트버거, 아이스크림 등)도 먹어보고, 이순신 광장을 구경하면서 걸으니 금방 천사벽화마을이 나왔다. 만화가 허영만선생의 작품들이 그려져 있어서 벽화 앞에서 서로 인생사진이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늦은 오후 숙소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여수바다 근처에 있는 낭만포차 거리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해변가에서 들리는 버스킹 노래 소리를 들으며 밥을 먹으니 평소보다 더 맛있게 느껴졌다. 전날 늦게까지 버스킹듣고, 야식도 먹어서 피곤할 법도 한데 모두 일찍 일어나서 비오기 전에 서두르자고 하는 모습에 “회사일도 이렇게 적극적이어봐” 하는 서로의 말에 함께 웃음이 절로 났다.
그치길 바랬던 비가 점점 많이 내려 근처에서 기념품을 구경하고, 인싸들만 간다는 유명한 카페에 들러
비가 잦아들길 기대하면서 바다를 배경으로 달달한 음료를 마셨다.
빗소리를 들으며 20대 낭만을 찾는 여수여행이 어땠는지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리더에게 후기를 작성해 보자고 하였다.
당연히 몇줄 안쓰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여행의 의미를 아이들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낭만'...
직장인이 된지 6개월, 짧은 시간이지만 아이들은 보직이 바뀌기도, 이직을 준비하겠다는 아이들도 생겨나기도 했다.
성인의 문턱에 서있는 아이들에게 20대의 낭만을 선물하고 싶었다.
나이로는 성인이지만 지적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혼자 혹은 친구들끼리만 여행하기가 쉽지 않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되도록 아이들이 원하는 곳으로, 아이들이 먹고 싶은 곳으로.. 의견을 듣고 자료를 찾아서 주고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고, 계획해서 떠나는 여행처럼 느낄 수 있도록 그렇게 준비했다.
이번 여수여행이 20대를 시작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행복한 20대의 추억으로 한편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기대해본다.
2019 장애청소년 휴가지원사업으로 다녀왔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