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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이야기

다움장애아동지원센터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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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은평기쁨의집 작성일 19-09-16 15:05 조회 2,44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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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등록증 발급을 위해 숙이와 함께 집 근처에 있는 주민센터로 가기로 한날 

뉴스에서 장마가 시작되었다는 말에 하필 오늘 같은 날 비가 이렇게 많이 내려서 어떡하지...

고민하는데 날씨랑은 관계없다는 듯 거울 앞에서 춤을 추면서 노래를 흥얼거리는

숙이 때문에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숙이를 처음 만나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주민등록증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에

정말 많이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숙이가 처음 은평기쁨의집에 오던 날이 기억납니다.

통통한 얼굴에 동그란 안경까지 더해져 귀여운 얼굴이 배가 되었는데...


그랬던 숙이가 빗방울을 닦는 나를 걱정하기도 하며

제법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일 정도로 많이 성장해 있었습니다.

 

주민센터로 함께 걸어가면서 주민등록증은 이제는 어른으로서 한걸음 앞장서는 것이라고 말해주며

어른이 되는 연습을 하는 것이라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숙이의 마음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알아요라고 답하는 말에

너무 기특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창구에서 번호표를 뽑고, 기다린 후에 주민등록증 만들러 왔다며 스스로 말하며 이름도 적고,

지문도 찍으면서 숙이 혼자 어른이 되어 가는 한걸음 내딛었습니다.

 

요즘 캥거루족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기면서 독립하지 못하고 살아가는데

누구나 쉽지 않은 것이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인데...

 

연고도 없고, 장애도 있는 우리 아이들이 과연 자립 할 수 있을까?

걱정 가득했던 혼자만의 생각이 숙이의 당당한 태도에 오히려 더 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어른이 되어 가는 길에 한걸음 내딛은 숙이의 앞으로를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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